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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세계속으로

뉴질랜드 남섬 서던 알프스 산맥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완전 예쁜 와나카타운

by 앉아서 세계속으로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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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버킷리스트에 뉴질랜드가 빠질 수 없다.
뉴질랜드는 두 개의 큰 섬과 다른 작은 섬들도 이루어져있다.
오늘 탐험할 곳은 뉴질랜드 남섬의 서던 알프스 산맥의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과 그 안에 있는 작고 아름다운 도시 와나카 타운이다.

서던 알프스 산맥이라는 이름은 아마도 유럽인들이 알프스를 닮았다고 지은 이름일 것이다.
뉴질랜드의 면적은 남북한의 면적과 비슷하고 산이 많은 지형도 닮은 부분이 있다.
뭐라도 닮았다고 엮어 내는 건 왠지 친한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 멘트이다.
마운트 어스파이어링이 어떻게 지어진 이름인지 호기심도 생기도록한다.
Mount : 오르다, 산
Aspire : 열망하다.
너무너무 올라가고 싶은 산이라는 뜻인가.
아닐 수도 있다.
aspiring이 '열망하는' 이라는 형용사이면 열망하는 산이나 꿈꾸는 산 같은 뜻으로 의역할 수도 있다.
그냥 아무 말로나 칸을 채우는 중이다. 

혹시라도 숙제로 뉴질랜드를 조사하던 학생들이 이 글을 베껴가는 일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뉴질랜드는 맹수가 없어서 산과 들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
정확하지는 않다.
요즘은 유기견들이 들개떼가 되어 돌아다니기도 하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뉴질랜드에도 유기견 문제가 우리나라처럼 있는지는 모르겠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지 않겠나.
뉴질랜드의 자연 경관이 너무나 빼어나서 산에서 살겠다고 출가한 개들이 있을 수도 있다.
출가를 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처럼 산에 절이 없기 때문에 은둔 탁발견으로 수행 중일 수 있다.

탁발은 불교의 걸식 수행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영어와 원주민 언어인 마오리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탁발견들을 만나더라도 허심탄회한 대화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여행이나 캠핑 중에 탁발하러 오면 음식을 줘야 한다.
맹수 가운데 탁발은 한국 호랑이가 전문이다.
호랑이는 떡 하나 주면 잡아먹지 않는 수행을 주로 한다.
동물의 수행은 인간의 수행과 다른데
인간 수행자들은 삶의 목적, 사랑, 자비, 금욕, 청렴, 순결, 순명 등의 가치를 추구하지만
동물들은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수행이다.
갑자기 이게 무슨 개가 풀 뜯는 소리인가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제정신이므로 축하한다.

이제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고 제대로 뉴질랜드 여행을 생각해보도록 한다. 

뉴질랜드 원주민들은 피부가 검은 편이지만 의외로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다.
남섬의 남쪽 끝이 남위 47도 쯤 된다. 부속 섬은 더 남쪽에 있기도 하고 펭귄이 사는 섬도 있다.
북섬의 북쪽 끝은 남위 37도 쯤 된다.
적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가 우리나라 서울과 비슷하다.
마오리족의 피부색은 그들의 조상들이 폴리네시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땅이 한반도처럼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북쪽 끝과 남쪽 끝은 기후 차이가 크다.
게다가 서던 알프스 산맥은 3천미터가 넘는 큰 산들이 많이 있어서 높은 산은 만년설로 덮여있기도 하다.

matukituki river

뉴질랜드에 가볼 곳이 많은데 

굳이 어스 파이어링 국립공원과 와나카 호수를 고른 것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앉아서 세계속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쓴다.  
구글 맵을 뒤적거리다가 예쁜 곳을 찾으면 버킷리스트에 적어두는 것이다.

와나카 호수

와나카 호수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헨리 데이빗 소로의 책이 생각난다.
개인적으로 소로의 글은 너무나 아름답고 편안해서 한 번에 50페이지 이상 읽기가 힘들었다.

계속 잠이들기 때문이다. 
격정적인 흐름의 순간에도 엄마품처럼 편안해서 진도를 나가기 힘든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소로의 문장을 매우 사랑한다. 

어떻게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장면을 세상 둘도 없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놀라운데도 잠이 온다는 것도 마법같은 소로의 능력이다.

(소로 선생이 천국에서 내 농담에 껄껄 웃기를 바란다.)  
아무튼 너무 편안해서 속독하기 어려운 소로의 책처럼
와나카 호수는 오랜 시간 편안히 지내다 오고 싶은 곳이다.

와나카 호수

최근 오디오북으로 소로의 '월든'과 '겨울산책'이라는 책을 다시 귉었다.

(읽은 거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들었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한 표현인 듯하여 내 마음대로 조어해 보았다.)
귀깔난다는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종이 책보다 완독하기 수월했다.

멍 때리면서 듣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겨울산책'은 '월든'에 비해 덜 유명하지만 소로 문장력의 극치를 보여주는 듯 하다.
그 책의 장르는 앉아서 세계속으로와 비슷한 것 같다.
작은 것을 보고도 계속 말을 만들어낸다.

앉아서 세계속으로가 그만큼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다. 

다만 차이점은 겨울산책을 좋다고 하는 사람은 제정신일 것이다.   

와나카 호수가 저렇게 내려다 보이는 곳에 앉아서 소로의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종이책이 좋은 지, 전자책이 좋은지, 오디오북이 좋은지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오디오북은 어느 문장에서 잠시 멈추어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어렵다는 분명한 단점이 있다.
대신 짧은 시간에 두꺼운 책 한 권도 뚝딱 귉을 수 있다.
와나카는 종이 책이 어울리는 곳인듯 하다.
조금 느리게 살아보러 와나카로 가즈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군에서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을 읽었는데
안 그래도 느린 군대시간 중에 읽기에는 최악의 책이었던 것 같다.
어쩐지 제목 밖에 기억 나지 않더라니.

와나카 호수

오랜 시간 와나카 호수에서 편안히 지내려면 경제적 여유가 있거나 소가 되는 방법 밖에 없다.
소가 되려면 게으름뱅이가 되어야 한다.
게으름뱅이가 되면 어떤 노인이 나타나서 소 가죽을 덮어쓰라고 하는데
그 소가죽을 덮어 쓰면 소가 될 수 있다.
소가 되면 노인은 농부에게 가서 판다.
옛날에는 소를 이용해서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팔려가서 뼈빠지게 일해야 했지만
요즘은 소가 되어도 뼈빠지게 일 하지 않아도 된다.
한가롭게 와나카 호숫가에서 풀을 뜯으며 지낼 수 있다.
그렇지만 35개월 쯤 되면 도축되어 식당이나 마트로 보내진다는 단점이 있다.
36개월이 넘어가면 고기가 맛이 떨어지기도 하고 광우병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한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동물은 소이고 소를 잡아먹는 천적은 사람 뿐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소로 살아가기 유리한 환경이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처럼 축사에서 키우지 않고 방목하기 때문에 자유롭고 동물복지도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와나카 타운

소가 되기 싫다면 경제적 자유를 이루도록한다.
풀만 먹고 사는 것이 싫은 사람도 있으므로 존중해 줘야 한다.
이왕이면 호랑이가 되면 좋겠지만 호랑이를 만들어 주는 할배는 없기도 하고
뉴질랜드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으므로 쉽지 않은 선택이다.
아무튼 요즘 유튜브에 경제적 자유와 관련된 컨텐츠가 많이 올라오니
경제적 자유의 희망을 가져보도록 한다.
유튜브 출연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나도 언젠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희망이 생긴다.
근데 막상 계산을 해보니 쉽지 않을 것 같아 실망스럽다.
다시 유튜브를 보니 또 희망이 피어오른다.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우면 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체계적으로 계획을 세워보니 실망이 더 커진다.
그렇지만 마냥 우울해 할 필요는 없다.
경제적 자유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기 싫다면
게으름뱅이를 찾아서 소를 만들어 주는 노인을 기다리도록 한다.

와나카 타운은 와나카호수 남동쪽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와나카 호수와 잘 어울리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이다.
위도가 백두산보다 높은 44도 쯤 되고
저 멀리 마운트 어스파이어링의 만년설이 보이는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기후가 온화하다.
소가 살기에 편안한 기후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 누렁이들은 한겨울에는 온도 관리를 좀 해줘야 한다고 들었다.
소에도 품종이 다양하므로 소를 만드는 노인을 만나면 품종 선택이 가능한지 꼭 물어보도록한다.

먼저 소가 된 친구들이 평화롭게 쉬고 있다.
뉴질랜드의 면적에 비해 인구는 남한의 10분의 1인 5백만명 밖에 안된다.
서울 인구의 절반이다.
와나카 타운은 뉴질랜드에서도 아주 작은 마을이다.
2010년 즈음에 7천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자료가 보이지 않는다.
한적한 마을에서 평안히 쉬고 싶을 때 가도록 한다.

뉴질랜드 집값도 저금리와 유동성의 파도를 타고 엄청 비싸다고 한다.
한국인 중산층의 눈높이에 맞는 집?을 사려면 2021년 초 기준으로 10억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대출은 70% 정도 된다고 어느 블로그에 적힌 것을 보았다.
시세는 지역에 따라 물론 다르겠지만 와나카는 시골이기 때문에 그정도로 비싸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는 개뿔... 집 가격이 장난아니다. 
뉴질랜드 부동산 거래 사이트를 우연히 발견해서 보았다.
와나카에 있는 집도 검색해봤다.

https://www.trademe.co.nz/a/property/residential/sale

 

Houses and Residential Properties for sale in New Zealand | Trade Me Property

Search thousands of residential for sale listings on Trade Me Property, New Zealand's #1 property site.

www.trademe.co.nz

고급 저택처럼 보이는 집은 100만 달러 정도 된다.
뉴질랜드 달러로 100만달러면 우리 돈으로 8억원 쯤 된다.
위 사이트에서 살펴보니 50~70년 된 재건축이 필요한 주택은 400~500만원짜리도 있다.
근데도 우리집보다는 좋아보인다.

근데 막상 가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근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

서민은 소가 되면 된다. 

뜯어 먹을 풀이 저렇게 널렸다.
아니면 헨리 데이빗 소로처럼 와나카호 옆에 오두막을 지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소로는 미국인이었으므로 소를 만드는 노인과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소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소로였다.
소로는 월든 호수 옆에 오두막을 짓고 작은 텃밭을 일구며 자급자족했다.
그가 취업 할 능력이 없어서 그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소로는 하버드대 출신이다.
하버드 출신의 자발적 백수였다.

백수 중에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을 것 같다. 

백수의 왕이다. 

소로는 '월든'에서의 삶을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기록하였다.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기에 소로의 삶을 농담의 소재로 쓰고 싶지는 않는데

그러면 내가 더이상 쓸 얘기가 없어지기 때문에 계속 쓰고 있다.
소로의 생애 중에 책을 출판하여 팔고자 했다는 부분에서는 약간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그는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절대 비웃음은 아니다.(궁서체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라서 순간적으로 터져나왔을 뿐이다.
그는 매우 이타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선행을 실천하는 데 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근데 안타깝게도 소로의 책은 생전에는 많이 팔리지 않았다.
그의 글은 사 후에 빛났다.
와나카 호수 이야기에서 왜 미국인인 소로의 얘기를 자꾸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궁금해 하는 분들은 제발 없기를 바란다.
오늘의 주제는 와나카에서 소로 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근데 와나카에서 오두막을 지으려면 어차피 땅은 사야하지 않는가.
차라리 재건축이 필요한 주택을 저렴하게 매입해서 수리해도 될 것같다.
재건축을 할 때는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한다.
특히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위해서는 안전진단을 철저히 하고 안전수칙을 잘 지켜야한다.

이런 것들이 다 싫고 귀찮다면 그냥 소가 되도록한다. 

Treble Cone Ski Area

근데 한적한 마을은 우리나라에도 많아서 굳이 한적함을 즐기는 목적으로 와나카에 가고 싶지는 않다.

뉴질랜드에서는 익사이팅한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와나카 타운에서 가까운 곳에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내에 스키장이 있다.
Treble Cone Ski Area라는 곳인데 자연 만년설에서 스키를 탈 수 있다.
스키 리조트가 아니고 area라고 하는 걸로 보아 길을 잃을 수도 있고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자연 슬로프인것 같다.
소가 되면 스키를 신을 수 없기 때문에 스키는 그 전에 미리 타도록한다.

절벽으로 가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한다. 

마운트 어스파이어링 국립공원 외에도 저런 빙하가 만드는 폭포들이 여기저기 많다.
정말 놀랍고 아름답다.
소가 되면 아름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때는 무를 뽑아 먹으면 사람으로 돌아올 수 있다.
와나카 호수에 오두막을 지을 때 언제든지 뽑아 먹을 수 있도록 무 밭을 반드시 만들도록 한다. 

무를 너무 많이 심으면 게으름뱅이를 소로 만드는 할아버지가 

"허허~ 열심히 사는 사람이로군." 

하면서 지나칠 수도 있으므로 적당히 대충 심어 두도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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