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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세계속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 치첸 이트사 (Mexico Chichen Itza) 마야 문명의 찬란한 유산인가, 미개한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원시적인 종교의 산물인가

by 앉아서 세계속으로 2021.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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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을 먼저 다 쓰고 맨 앞글을 덧붙인다.
치첸 이트사는 쓰다보니 넘 진지해졌다. 
이 포스팅을 쓰려고 몇 개의 아티클과 논문들을 발췌독 하는 엄청난 시간을 보냈다. 
대략 3시간이나 투자했다.
제 정신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미리 사과를 올린다. (현재까지 독자가 두 명 확인되었다.)
농담으로 채우기에는 마야문명의 역사가 너무 가슴을 아린다. 

카스티요

멕시코 유카탄 반도는 마야문명의 유적지가 많은 곳이다.
치첸 이트사는 많은 여행 사이트에서 반드시 가 보아야할 여행지 순위에 단골로 들어간다. 
치첸 이트사 외에도 마야 문명의 유적지가 매우 많은데 놀랍고 신비로운 유적으로 소개된다. 
위 사진의 피라미드 같은 모양의 유적은 카스티요라고 불리는데 성이나 신전 정도로 풀이하면 된다. 
멕시코 피라미드라고 흔히 알려져있는 것 같다.

치첸이트사 위치(멕시코 유카탄 반도) 

 

내가 멕시코 피라미드 카스티요를 처음 자세히 보았던 때는 멜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 라는 영화에서였던 것 같다.

아포칼립토는 유럽의 정복자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침략하는 초창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마야 원주민들은 겨우 가릴 곳만 가리고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두 개의 부족이 등장하는데

한쪽은 카스티요를 건설할 정도로 번성하고 강력한 집권체제를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아직도 정글에서 원시 부족 생활을 하는 작은 집단이다. 

강력한 집단은 번영한 도시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폭력적이고 미개한 종족으로 그려진다. 

작은 집단은 원시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소박하고 인간적인 따뜻함을 가진 종족이다. 

강한 부족이 작은 부족을 이유없이 공격해서 닥치는 대로 죽이고

포로들은 카스티요로 끌고가서 신에게 인신공양의 제사를 지낸다.

주인공이 어째어째 탈출하게 되고 복수도하고 가족과 재회하는 스토리다. 

근데 부족이 전멸했기 때문에 이제 갈 곳도 없는 상태다.

언제든 거대 부족의 추격을 당할 수 있는 불안한 삶에 놓여있다.  
그 때 바다에서 서양의 정복자들이 마치 미개한 원주민들의 구원자처럼 등장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거 뭔 개똥 같은 영화냐...라고 생각하던 나 조차도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유럽 정복자들을 연상하게 하는 서양인들을 보고 안도의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서양의 침략을 정당화하려는 기분 나쁜 메시지가 숨어 있는듯하다. 

 

아무튼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끝가지 봐버렸는데 자세하게 기억은 안난다. 
아포칼립토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마야인들의 제사? 장면이다.
카스티요 신전에서 마야 사람들이 인신공양을 행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끔찍하기 이를데 없는 장면이었다.
권력자들은 미친 놈들처럼 키득거리고 군중은 광기에 휩싸여 괴성을 지른다.
거기서 사람을 죽여 제물로 바친다.  
으윽... 영화 내용은 더이상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
브레이브 하트에서 "Freedom!"을 외치던 멋진 장면을 남긴 멜 깁슨이 이런 끔찍한 영화를 만들다니...ㅠㅠ
한 때 좋아했던 배우인 멜 깁슨이 점점 극우스러운 이미지로 망가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멕시코 피라미드 카스티요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문명의 대부분이 그러한 것처럼
마야 문명에 대한 이미지도 한편으로는 폭력과 잔인함과 미개함으로 그려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유적과 문화, 고결한 지혜로움을 지녔던 문명으로 그려진다. 
극과 극의 이미지가 공존하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를 이상하다고 느끼거나 진실을 알고자 하는 노력은 매우 소수에게만 있는 것 같다.

마야에서 인간을 제물로 바쳤던 역사가 실제로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긴 하다.
그러나 이 역사기록에는 서양 침략자들의 지나친 왜곡이 있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도 학계에 있다.
아무튼 인간을 제물로 바쳤다는 것이 사실이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문명화 된 인간 종족의 집단 지성이
인신공양이라는 동물 세계에서도 일어나지 않는 일을 일상적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지 다시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상식적으로,  만일 인간공양이 자신들이 믿던 신에게 바치는 행위였다면
그 사회 전체가 감히 이해할 수 조차 없는 거대한 문제에 봉착했을 때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자신들이 믿던 신에게 간청하는 최후이자 가장 소중한 제물이었어야 한다.
성경의 아브라함이 그러했고, 우리나라 전래동화의 심청전도 그런 의미다. 
이는 그 당시 사람들의 지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었을 수는 있지만
저 영화에서처럼 단순히 미개함과 잔인함으로 묘사되는 것은 곤란하다. 
이런 경우 종교학적으로 그 사회 내부에서는 희생자의 거룩함이 부각되어야 정상이다.
인간공양을 미화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건축과 예술적으로 그토록 뛰어났던 마야 문명이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그렇게 끔찍한 집단일 수도 있을까.
이런 이미지는 너무 앞뒤가 맞지 않다. 

서양 정복자들이 남긴 마야문명의 첫인상은 끔찍하다.
전쟁과 인명 경시가 만연하였고 생활이 미개하고 공격적이며 잔인했던 것으로 기록하였다.
그 기록이 다른 논문이나 기록으로 인용되고 재생산 되면서 차츰 정설로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야 문명에서 발견된 무기라는 것은 주로 겨우 50cm의 창?과 흑요석으로 만든 칼이었다. 
전쟁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하는데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은 건축과 예술의 발달에 비해 형편없었다. 
흑요석으로 만든 칼은 갈기 쉽지만 무르기 때문에 무기로 사용하기는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50cm의 창은 화살로 쓰기에도 짧은데 정복자들이 기록한 역사는 마치 그것이 발달한 무기인 것처럼 기술한다.

엘 카라콜(El Caracol)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그의 책 "휴먼카인드"에서 남태평양 이스트섬의 역사도 이처럼 침략자들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책을 읽고나면 아메리카 대륙의 마야, 잉카, 아즈텍 등의 광대하고 찬란했던 문명이
서양의 침략에 어떻게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졌을지 상상이 된다. 
아메리카의 원주인들은 어쩌면 전쟁을 모르는 이상적인 평화를 누리면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이스트섬의 원주민을 처음 만난 탐험가들의 기록에서도 그러했고
아메리카 원주민을 처음 만난 서양인들의 기록에서도 그러했듯이
원주민들은 낯선 이방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먹을 것을 대접하던 사람들이었다. 

서양인들의 기록에 근거한 아메리카 고대 문명은 상반된 이미지가 제멋대로 뒤섞여 있다.
이렇게 고차원적인 문명을 이룩하였음에도 미개하였고
무기의 발전이 그렇게 더디었는데도 전쟁과 폭력으로 이웃 국가와 부족을 수시로 멸망시키는 한편
인간을 산제물로 바치고 심지어 식인을 하는 끔찍하고 잔인한 족속이면서 낯선 서양 이방인을 따뜻하게 맞이하던 사이코패스들이었다.
더욱 웃기는 것은 이러한 기록은 인디언이라고 불리는 북아메리카 원주민들과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원주민 문명의 공통된 특징이다.
수천년을 전쟁과 교류로 부대끼며 살아 온 한국, 중국, 일본, 몽골인들의 문화와 사회가 이토록 다른데, 
가장 좁은 대륙에서 가장 많은 국가를 이루며 살아온 유럽 국가들 각각의 특징이 이토록 다른데,
아메리카 침략시기에 서양인들이 기록한 거대한 아메리카 땅의 문명은
하나 같이 저렇게 앞뒤가 다른 괴상한 집단이었다니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로부터 수백년 후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을 찾아간 서양인들은 
마야문명을 묘사하던 똑같은 방식으로 이스터섬 원주민들을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족속으로 세상에 알렸다. 

오늘은 마야문명에 대한 간단한 역사평론여행이었다.
요정도만 알고 가도 아메리카 고대 문명을 여행하는 재미를 제곱해 줄 것이다. 
제 정신은 여기까지다. 
이제 다시 모두들 정신없도록한다. 

 

유카탄 반도는 멕시코만의 남쪽 입구에 위치해있다.
유카탄 반도의 북쪽 끝에 유카탄주가 있다. 
유카탄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치첸이트사를 둘러보고 핑크호수(Las Coloradas)와 세노테(Cenote 세노떼: 석회암 암반이 함몰되어 지하수가 드러난 천연 우물)를 돌아보는 여행으로 코스를 잡는다. 
유카탄 반도의 동쪽에 있는 킨타나오로주의 코주멜 섬은 스킨스쿠버를 하기에도 좋은 여행지이다.

다음에는 핑크호수와 세노테와 코주멜 섬 스킨스쿠버를 앉아서 해보도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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